본 연구는 대규모 정부사업에 따라 사업 대상지인 작은 마을이 소멸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역설적 현상에 대해 분석한다. 기존 연구와는 달리 인구문제 중심의 지방소멸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의 관점에서 외적 요인에 의한 마을소멸을 분석한다. 분석사례는 정부의 대규모 사업인 동남권 신공항 건설 사업의 사업 대상지인 가덕도 대항마을이다. 분석을 위해 현지조사를 실시하였고, 대항마을 현지에서 인터뷰와 관찰을 진행했다. 분석결과, 대규모 동남권 신공항 건설 사업으로 인해 곧 소멸될 작은 대항마을이 오히려 역설적으로 더 부각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네 가지 역설적인 현상을 발견하였다. 소멸하는 마을의 대외적 존재감 향상, 마을 내 장소성 자산의 발굴 확대, 마을주민의 장소애착 강화, 무장소성 증가가 각각에 해당한다. 이러한 결과로부터 크게 두 가지 함의를 도출할 수 있다. 첫째는 사업 규모와 사업 대상지 규모 간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그 문제란 대규모 사업에 비해 사업 대상지가 작은 마을일 경우 마을(주민)이 쉽게 간과된다는 것이다. 둘째, 마을소멸을 앞두고 역설적으로 장소가 더 부각되지만 사실은 그때의 장소는 장소성을 낳는 것과는 다른 형태라는 점이다. 이러한 분석은 대규모 정부 사업이나 마을소멸 그리고 장소 연구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이고, 현재 진행 중인 동남권 신공항 건설 사업에도 유익하게 활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