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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저출산 고령화시대에 대한 대책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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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저출산 고령화시대에 대한 대책과 시사점
김필두(지방행정혁신센터 연구위원)
2013년 12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화율은 12.3%이고, 2017년에는 14%가 되고, 2026년에는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 중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전국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12년 12월 기준으로 5,980,060명이며 이는 전국인구대비 11.73%로 나타나고 있다.
고령화 뿐만 아니라 저출산 또한 문제이다. 한국은 2006년부터 9년 간 10조원을 투입해 출산을 장려했지만, 출생아수가 2006년 44만8200명에서 2013년 43만6500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15세부터 64세까지의 생산가능인 구도 빠르게 감소했다. 2025년이면 군 병력마저 12만명 부족해진다. 2060년엔 국민연금도 완전히 고갈할 전망이다.
한국은 다른 선진국보다 저출산·고령화 진행 속도가 훨씬 빠르다. 따라서 저출산·고령화시대에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독일도 역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국가다. 2013년 독일의 65세 이상 인구는 21.1%에 달한다. 2030년이 되면 독일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50세 이상이고, 인구 3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이 될 전망이다. 독일연방통계청은 8200만명에 달하는 독일 인구가 2060년에는 6500만~7000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본다. 노동인구도 함께 감소한다. 현재 독일의 20~64세 인구는 약 5000만명이지만, 2030년엔 4400만명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독일은 이미 초고령 사회 진입한 일본, 이탈리아 등과는 달리 성장잠재력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 독일의 경제성장률은 고령 사회 평균 2.1%로 일본 1.1%, 이탈리아 1.7%에 비해 높았고, 초고령 사회 들어서도 평균 1.9%(2009년 제외)로 일본 1.4%, 이탈리아 -0.6%보다 높은 성장 잠재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독일이 저출산·고령화 사회를 피할 수 없는 시대적인 대세로 받아들이고 소극적인 출산 장려정책 보다 적극적인 국가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정책을 성택하였기 때문이다.
독일이 성장 잠재력과 대외적인 경쟁력을 높게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첫째, 노동력 문제의 해결이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가장 큰 문제는 노동력의 양적인 감소와 질적인 저하이다. 독일은 고용 개혁과 연금 수급 시기 상향 등으로 고령자와 여성 노동력의 고용 시장 진입을 확대시킴으로서 노동력의 양적인 감소문제를 해소하고 있다. 독일은 시간제 등 고용 유연성을 높이고 연금 수급 연령을 높여 고령자의 일자리 유지 기간을 늘리는 개혁을 추진하였다. 독일의 시간제 일자리는 2003년 778만개에서 2012년 1,039만개로 꾸준히 증가하였으며, 고령자의 일자리 유지 기간을 늘리기 위해 2007년에 연금 수급 연령을 기존 63세에서 65세로 높이는 연금 개혁을 추진하였고, 이후 매년 한달씩 수급 시기가 늦춰져 2023년에는 66세, 2029년 67세로 상향·조정될 예정이다. 독일의 고용률은 고령 사회 기간 64.9%에서 초고령 사회 71.7%로 6.8%p 상승했는데 이는 이탈리아 3.1%, 일본 1.7%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독일은 출산률 하락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이민자 유입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독일은 총인구 중 이민자 비중이 13%를 넘어섰고, 다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국가인 이탈리아 7.4%, 일본 1.7%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고학력자의 이민을 쉽게 하는 EU 지침’을 2012년 8월부터 시행하였고, 2013년에는 전문가 이니셔티브(The Qualified Professionals Initiative) 정책을 통해 해외 전문 인력의 독일내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둘째, 독일은 고령화에도 가계 및 기업의 투자 여력이 높게 유지됐고,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도 증가하고 있다. 독일은 투자 자본이 되는 가계의 저축률이 높게 유지됐고 기업의 자본도 확충되면서 안정된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 독일의 가계 순 저축률은 초고령 사회 후에도 9~10%대로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일본과 이탈리아는 2000년 이후 급락하며 2013년 기준 각각 0.8%, 4.3%를 기록하고 있다. 독일은 기업의 자기자본비율도 2000년 19.0%에서 2012년 27.5%로 8.5%p 높아지면서 장기적 관점의 안정된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 독일은 유럽 내 최대 시장이며 제조업과 R&D의 경쟁력 등도 꾸준히 제고하면서 외국인직접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독일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 금액은 고령 사회 평균 270.4억 달러에서 초고령 사회 287.2억 달러로 6.2% 증가했지만 이탈리아는 112.3억 달러에서 105.8억 달러로 5.7%, 일본도 155.0억 달러에서 73.0억 달러로 52.9% 감소하였다.
셋째, 생산력의 향상이다. 독일은 고령화에 따른 생산성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R&D, 인력 교육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였고 투자 환경 등 제도도 개선하였다. 독일의 R&D 투자는 고령 사회로의 진입 이후 연평균 2.3% 증가했지만, 일본은 2.5%에서 -0.1%, 이탈리아도 1.5%에서 -0.3%로 감소하였다. 독일은 2003년 고용 개혁을 통해 노동청의 현장 실습형 직업훈련 지원도 강화하여 독일의 노동 생산성(노동 시간 당 실질 GDP, 달러 PPP 기준) 증가율은 연평균 2.1% 증가해서 일본 1.9%, 이탈리아 1.1% 보다 높다. 독일은 2007년 기업 투자 확대를 위해 법인세률을 39%에서 29%대로 낮췄고 고용보험요율도 6.5%에서 3.3%로 하향 조정 하는 등 고용주의 부담을 완화시키고, 인프라, 혁신 능력, 인력 및 금융 서비스 부문의 제도 개선을 통해 일본, 이탈리아 보다 투자 환경의 경쟁력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넷째, 정부지출의 감축을 위한 노력이다. 독일 정부는 고용과 연금 개혁을 통해 과도한 복지비 지출을 축소시키는 한편, 고령자의 연금 수급 시기를 분산하여 복지 집행의 효율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독일의 고령자에 대한 GDP 대비 복지 지출은 1980년 9.7%에서 2009년 9.1%로 -0.6%p 감소했지만, 일본과 이탈리아는 각각 7.4%p, 5.8%p 증가하였다.
한국의 고령화는 2013년 12.2%이나, 2018년 14%를 넘어서 고령 사회, 2026년에는 총인구 중 65세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2040년 이후에는 세계 2위의 고령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이다. 독일의 사례를 통하여 한국이 받아들여야 할 시사점으로는 첫째, 노동력의 양적 확보와 질적 수준의 제고이다. 고령자, 여성의 일자리 유지 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고용 유형을 다양화하고 고숙련․전문 인력의 유입 정책도 재정비하여야 한다. 특히, 고령자와 여성이 고용 시장에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도록 정년의 연정과 연금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며,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하고 이들에 대한 공공 일자리 매칭 서비스도 강화하여야 한다. 또한, 해외 고숙련·전문 인력들의 이민 유입을 촉진하는 정책의 보완도 필요하다.
둘째, 자본의 확보이다. 지출여력이 있는 기업의 투자가 증대되면 가계소득 증대로 연결되고 저축기반이 확충되면서 경제 전반의 투자 여력을 제고될 수 있다. 국내외 투자를 꾸준히 유인할 수 있도록 세제, 인프라, 인력 및 R&D 환경, 금융 서비스 등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한다.
셋째, 생산성의 향상이다. 고령화에 따른 노동 생산성 저하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령자와 여성 등에 대한 직업훈련도 다양화하여야 한다.
넷째, 정부 부문에서는 복지 체계 개선, 일자리 및 조세 부담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일자리 복지 확대와 고령화 정도에 따른 복지지출 규모의 확대와 우선순위를 명확히 정함으로써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 특히, 집행된 복지비도 꾸준한 모니터링으로 재정누수가 발생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하여야 한다. 아울러서 일자리 유지 기간이 길수록 정부의 복지 부담도 줄일 수 있는 만큼 적정한 은퇴시점의 조정(정년 연장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