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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지방자치동향 (~ 2019.12)
국내지방자치단체들의 주요 움직임과 활발한 정책 수행에 대한 정보를 알려 드립니다.
타운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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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미팅
김필두(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
타운미팅의 개념과 원칙
타운미팅은 미국식 공개토론방식으로 사회적 의제와 관계된 이해당사자와 전문가, 활동가, 정치인, 일반 시민들이 모여서 토론하고 투표를 통해 정책을 만들어가는 참여형 의사결정과정이다. 이 타운미팅은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공동체의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활용되어 왔다. 오늘날에 와서는 토론의 한 형식을 일컫는 일반명사로 사용되고 있으며, 미국은 지금까지도 각 공동체마다 다양한 사안에 대해 타운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도 뉴햄프셔주의 런던데리라는 소도시에서는 별도의 대의기관을 두지 않고 주요 의사결정을 타운홀미팅으로 대체 해오고 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노변담화를 즐겨 실시해 왔는데, 이 노변담화 외에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외교현안을 국민에게 설명하는 타운미팅을 정례화한 바 있다.
조직 간 벽이 높아 외부 경쟁자와 싸우는 것 보다 내부 타 부서와의 협력이 더 어려운 조직, 아무리 사소한 사항이라도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조직문화, 실질적으로 일을 하는 시간보다 보고서 쓰는 시간이 더 많은 조직, 조직원 스스로 일을 창조하기 보다는 위에서 지시된 일만 수행하는 조직 등과 같은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는 조직에서는 타운미팅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타운미팅의 기본 원칙은 ①의사결정권자의 참여, ②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의 토론에 의한 해결책 도출, ③ 해결책 실행 여부에 대한 즉각적인 의사결정 ④전문회의 진행자(퍼실리테이터)에 의한 문제해결 과정의 효율화 등이다.
타운미팅의 진행방식
이상의 전통적 방식의 타운미팅은 1995년에 설립된 비영리단체인 아메리카스픽스(Americaspeaks)에 의하여 IT기술이 접목된 ‘21세기 타운미팅’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대중적 토론방식으로 진화하였다. 아메리카스픽스는 ‘21세기 타운미팅’을 통해 워싱턴 D.C 시민참여예산 책정, 오하이오 북동부 지역 재생사업, 뉴욕 그라운드제로 재건축, 뉴올리온즈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해복구, 캘리포니아 의료보험 개혁 등 미국의 굵직굵직한 사회적 의제 해결에 기여했으며, 2011년까지 연인원 16만 명의 시민들에게 정책 결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아메리카스픽스가 제공하고 있는 21세기 타운홀미팅의 일반적인 진행방식은 아래와 같다.
사전준비단계
사전준비단계에서는 의제의 쟁점을 구체화하기 위한 여론조사, 토론참가자 모집,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토론진행자) 교육, 장소 선정, 기술실무적 점검 등을 실시한다. 참가자 모집은 해당 의제에 관련된 지역이나 집단의 인구분포―성별, 연령, 소득, 거주지역 등―를 감안하여 배분한다. 또 참가자들에겐 의제에 관련된 자료를 미리 제공하여 참가자들이 충분하게 토론할 수 있도록 예비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게 한다.
진행단계
토론의 시간과 참가자 수는 거의 제한이 없다. 뉴욕 ‘그라운드 제로 재건축 타운미팅의 경우, 동시에 4,300명이 토론에 참가했다. 테이블 당 8~10인 정도가 참여하는 원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되며, 사전에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각 테이블은 동일한 순서와 주제로 토론하게 된다. 각 테이블의 토론 내용과 결과는 협업프로그램 등의 IT를 통해 본부석으로 취합되고, 분석팀은 실시간으로 분석 결과를 공개하고 토론자들은 분석 결과를 공유하며 다음 단계의 토론을 이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퍼실리테이터(토론진행자)들이다. 퍼실리테이터는 토론의 진행자, 촉진자, 도우미 등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절대 토론 내용에는 개입하지 않고, 토론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중심을 잡고, 참가자들이 골고루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촉진하고, 토론의 얼개를 짜고 개진된 의견들을 체계화하여 참가자들의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퍼실리테이터들은 ‘타운스픽스’의 진행 방법과 노트북, 키패드(keypads), 협업프로그램 등의 기술적 활용 방법 등을 미리 훈련하고 의제에 대한 사전 교육을 수료한 사람들이다.
사후정리단계
사후정리는 행사가 끝나는 당일 1차 보고서가 작성되고, 보다 깊이 있는 분석을 거친 뒤 의제에 관련된 일정에 따라 최종보고서가 제출된다. 1차 보고서가 미흡하더라도 당일 현장에 정치인, 단체장, 지방의원 등 책임성 있는 정책결정자들이 반드시 직접 참여해서 의견도 개진하고 결과도 보게끔 해야 한다. 토론의 1차적인 목적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정책결정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타운미팅 사례
미국 오바마 대통령
2009년 8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뜨거운 감자’인 건강보험 개혁을 위한 전국 순회 타운 미팅을 개최하였다. 오바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건강보험 개혁과 관련 미 정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8월 15일 콜로라도를 방문, 타운홀 미팅을 주재하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민주, 공화 양당은 물론, 주민들도 찬반으로 갈려 논란이 되고 있는 건강보험 개혁안의 홍보를 위해 미전역을 돌며 주민들과 타운홀 미팅을 갖고 있다. 이번 콜로라도에서의 타운홀 미팅에서도 기존 건강보험의 문제점을 지적해 주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냄으로써 지난 대선 당시 공약이기도 한 건강보험 개혁안을 관철시킨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 연방상하원들이 벌이고 있는 타운홀 미팅에서는 늘 고성이 오가는 불꽃튀는 논쟁이 벌어지고, 피켓 시위와 집회가 확산되는 등 분열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8월 11일에는 뉴햄프셔주의 포츠머스에서 1800여명의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이날 행사장내에는 대부분 건강보험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해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모임이 진행됐다. 그렇지만 행사장 밖에서는 건강보험 개혁을 지지측과 반대측이 뒤엉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행사장 밖에서 많은 주민들이 ‘사회주의자’ ‘오바마는 거짓말쟁이, 할머니가 죽어간다’ 등의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특별 이해집단이 지난 수십년동안 건강보험 개혁을 차단했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강조했다.
건강보험 개혁 찬성론자들은 높은 보험료 때문에 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4600여만명에 의료보험 혜택을 확대하기 위해 제도적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미국에서 과다한 의료비는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건강보험 개혁에 따른 재원 1조달러를 조달하려면 중소업체를 포함한 기업과 부자들의 세부담이 높아지고 이는 경기회복세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의 타운미팅
서울시는 2014년 7월 18일(금) 오후 3시 10분부터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에서 박원순 시장과 외국인주민 100여명, 이해응 외국인명예부시장, 1일 시민시장 등 이 참석한 가운데 ‘창업희망 외국인주민과 함께하는 서울타운미팅’을 개최하였다. 외국인주민을 위한 서울타운미팅은 2000년에 시작해 연1회 개최하다가 2012년부터 그 횟수를 늘려, 매년 3회 외국인주민들의 애로사항 등을 직접 청취 해결하는 실질적인 소통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외국인주민의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외국인주민 창업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개최되는 이번 서울타운미팅은 주제발표, 외국인주민 창업성공 사례 발표, 소통과 경청 순으로 진행되며, 모아진 의견들은 검토를 거친 후 외국인주민을 위한 정책 수립에 직접 반영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에는 약 41만 명의 외국인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매년 그 수가 증가함에 따라 취업은 물론 창업에 대해 관심을 갖는 외국인주민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들을 위해 서울시에서는 외국인주민이 창업하기 위해 알아야 할 행정절차 등을 상담하고 교육하는 다양한 창업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글로벌센터('08년개관), 강남 글로벌비즈니스센터('10년 개관), 여의도 글로벌비즈니스센터('12년 개관)를 설치하여 외국인 창업 및 투자활동을 종합 지원하고 있고, 지난해 이들 3개 센터의 상담건수는 약 12,000건을 기록했다. 또한 외국인 투자·창업 활성화를 위해 글로벌센터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창업 인큐베이션 오피스의 입주정원은 작년 14개 기업에서 올해 24개로 늘어났으나, 이미 입주가 모두 마감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그 밖에 창업희망 외국인을 위한 창업강좌인 ‘창업대학’, 창업초기 기업의 안정화를 지원하는 ‘비즈니스 현장 클리닉’ 등의 외국인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이 운영 중이다.
타운미팅의 성공 조건
타운미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의사결정권자가 타운미팅이 무엇이며, 어떠한 원칙을 지켜야 하며, 어떤 성과를 얻기 위해 도입하는가를 명확히 이해하여야 한다. 타운미팅이 일차적으로 지향하는 성과는 구성원들 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대화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구성원들 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조직 내 소통문화가 만들어 지면, 조직 간 보이지 않는 벽은 사라지고, 보고서와 회의를 위한 소모적인 시간은 실질적인 조직의 가치창출을 위한 곳에 사용될 것이다. 타운미팅은 소통효과와 함께 조직 구성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다. 조직에서 나의 존재가 단순히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제안한 일들이 실제 조직을 변화시키는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얻게 된다.
둘째, 타운미팅을 통해 참여자들 모두가 성공을 체험할 수 있도록 관련 프로세스 및 진행 방법에 대한 치밀한 설계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조직의 혁신을 위한 워크샵의 진행 프로세스는 주제와 참가자를 선정하고 반나절 정도 토론을 형식적으로 진행하고 나머지 시간은 단합을 위한 회식의 시간으로 충당한다. 간혹 혁신 관련 강사를 초청하여 강의를 듣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타운미팅의 경우 1박2일의 타운미팅 워크숍을 위하여 1개월의 사전준비기간과 2개월의 사후관리기간을 책정하여야 한다. 타운미팅(워크숍)이 열리기 1달 전에 참가자들을 선정하고 이들에게 주제를 학습하고 주제와 관련된 현상 및 문제점을 사전에 조사, 분석하도록 한다. 특히 사전 준비 기간 동안 특정 타운미팅 주제에 대하여 의사결정권자는 참가자들에게 본인의 기대사항과 본 주제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주는 미팅을 갖는다. 그리고 1박2일 동안의 워크숍(타운미팅)에서 관련 주제의 문제점, 원인 및 해결방안을 논의하고, 해결방안의 실행 여부를 의사결정 받는다. 의사결정권자에 의해 채택된 해결책은 참가조원의 약 2개월 간의 활동을 통해 그 해결안이 구체화되어 관련 부서가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 약 3개월 간의 활동 기간 동안 타운미팅을 기획한 부서에서는 참가자들이 원활히 개선활동을 한다
셋째, 타운미팅을 진행하기에 적합한 주제를 발굴하는 것이다. 조직의 특성상 정말 중요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점은 드러나지 않는 경향이 많다. 타운미팅 주제를 발굴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각 부서에게 주제를 제시를 요청하고 타운미팅을 기획하는 부서가 이들 주제를 취합하는 것인데, 이것은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타운미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제 발굴을 전담으로 하는 사람이나 조직이 필요하다. 한번의 회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면 이는 고질적인 문제도 아니었을 것이다. 타운미팅을 통해 신제품의 개선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는 있으나, 실제 신제품을 개발할 수는 없다. 실제 신제품을 개발하고자 한다면 별도의 TFT(Task Force Team)을 구성하든지, 보다 정규적인 조직구성을 통해 해야 할 것이다.
넷째, 전문 퍼실리테이터에 의한 워크숍 진행이다. 퍼실리테이터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논쟁의 중재가 된다. 반대로 누구도 의견을 제시하지 않으려는 상황을 토론의 장으로 만들어 준다. 또한 타운미팅 주제를 어떤 토론 단계를 통해 풀어갈지를 인도해 준다. 타운미팅에서 나온 결과물의 품질은 퍼실리테이터의 역량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다만, 전문적인 외부 퍼실리테이터는 타운미팅 초창기에만 활용하여야 한다.
다섯째, 타운미팅을 일회성 활동이 아닌 조직을 운영하는 기본적인 매커니즘을 정착시키는 것이다. 운영 매커니즘이란 정기적이고 일상적인 업무활동에 포함시키는 것을 말한다. 타운미팅과 같은 조직구성원간 소통활동을 일상적인 업무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은 건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조직일 것이다.
참고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박문각(2010), 시사상식사전
한국경제TV 2012.06.14. 오상택 Process시리즈
한국일보 2009. 08. 14
행정학용어표준화연구회(2010), 『이해하기 쉽게 쓴 행정학 용어사전』
서울시 여성정책관실, 보도자료, 2014.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