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액별 세분화·꾸러미형 등…“답례품 차별화로 기부자 마음 잡아라”
입력 : 2022-10-21 00:00
수정 : 2022-10-21 06:46

[도농상생국민운동본부·농민신문·농업농촌연구센터 공동기획]

[지방 활성화 마중물 ‘고향세’ 5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답례품 성공 전략 

맞춤형 포장으로 상품 다양화

특정시기만 공급 한정품 지정

1·2·3차 상품 ‘융복합화’ 시도

유튜브 통해 지역매력 알려야

홍보전용 플랫폼 서둘러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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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제(고향세) 시행(2023년 1월1일)을 불과 2개월 남짓 앞두고 있다. 시행 시기가 임박해지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고향사랑기부금을 모으기 위한 준비로 분주한 모양새다. 하지만 어떻게 지역을 알리고 어떤 답례품을 제공할지 막막한 경우도 적지 않다. 6월 농협경제지주가 농협중앙회에 전시한 시·도별 답례품을 보면 종류가 제한된 것은 물론, 특색을 찾기 어렵다는 의견도 꽤 있었다. 다양하고 차별화한 답례품을 발굴해야 하는 이유다. 고향세 성공 전략으로 답례품 다양화·차별화와 지자체의 효과적인 홍보 방안 등을 살펴본다.


◆답례품, 세분화와 융복합화만 잘해도 ‘경쟁력’= “답례품은 다양할수록 좋습니다.” 일본의 고향세 답례품 종류는 무려 70만가지가 넘는다. “그렇게 많을 필요가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일본 고향세 플랫폼 ‘후루사토초이스’를 운영하는 트러스트뱅크의 신 무나카타 집행 임원은 “종류가 많으면 많을수록 기부자들의 기대를 충족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소개되는 답례품 가운데는 기부자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것도 많다. 하지만 그다지 신통한 반응을 얻지 못하는 것도 적잖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선택도 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지자체마다 기부자를 한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답례품을 발굴하고자 안간힘을 쓴다. 일본 고향세 전국 1위를 여러차례 차지한 미야자키현 미야코노조시의 오시게 겐타로 부주간은 “답례품 제공업자들이 해마다 일정 금액을 자율적으로 출연, 답례품 개발비로 쓸 정도”라며 “시의 답례품이 1600종에 달하는데 지금도 답례품 개발은 계속된다”고 성공 비결을 공개했다.

답례품을 다양화하는 전략으로 우선 꼽히는 게 바로 세분화다.

세분화는 기부금액에 따라 맞춤형 포장으로 답례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부금액이 5000엔·1만엔·2만엔이라면 금액에 맞춰 세분화해 30% 금액에 해당하는 답례품을 제공한다. 실제로 일본의 40여곳에 달하는 고향세 플랫폼에 접속하면 금액대별로 답례품이 매우 다양한 것을 볼 수 있다.

또 기부 시기에 맞춰 제공하는 답례품을 달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농특산물은 생산 시기가 다른 데다 물량도 제한적인 한계가 있다. 이원학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철 농산물을 답례품으로 구성한 뒤 특정 시기에만 공급하는 한정 답례품으로 지정해 기부금을 모금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답례품을 다양화하는 또 다른 방안으로는 융복합화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융복합화는 1차 상품과 1차 상품, 1차 상품과 2차 상품, 2차 상품과 3차 상품 등으로 조합하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꾸러미형 상품도 일종의 융복합화다. 신승근 한국공학대학교 교수는 “매월 한두차례 기부자가 원하는 시기에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꾸러미형 답례품이 최근 일본에서는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발상과 차별화 전략도 적극 구사= 중소농이 많고 대표 품목이 없는 복합영농지역이 답례품 준비에 유리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고향기부금의 기적, 히라도시는 어떻게 일본 최고가 됐나(가제, 농민신문사 발간 예정)>의 저자인 구로다 나루히코 나가사키현 히라도시 시장은 저서에서 “특정 품목이 집중된 주산지보다 소량 다품목의 지역이 답례품 구색 맞추기에 더 유리할 수 있다”며 역발상 전략을 조언했다. 특히 차별화 전략은 비슷한 농특산물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적극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차별화는 다른 지역 답례품과 비교해 자신의 지역에서 제공하는 답례품을 돋보이게 하는 방법이다. 염명배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브랜드화 등으로 고급화하는 것도 좋지만 가격 대비 품질을 돋보이게 함으로써 가성비 높은 답례품을 제공하면 기부자들 마음을 움직여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매력과 답례품 홍보 위한 민간 플랫폼 필요= 답례품 이외 다른 방법으로 지역을 알리는 방안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지역 매력을 알리는 방법을 적극 권한다.

일본 고향세 플랫폼 ‘사토후루’의 아오키 다이스케 부사장은 “지명도가 높은 유명인사를 등장시키거나 유수의 TV방송을 통해 지역이나 답례품을 알린다면 효과가 크지만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게 문제”라며 “유튜브만 제대로 활용해도 효과는 클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의 경우 고향세 업무를 대행하는 민간 플랫폼의 홍보 효과가 톡톡한데 우리나라는 이런 노력조차 찾아볼 수 없어 한계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상헌 한라대학교 정보통신기술융합공학부 교수는 “우여곡절 끝에 고향세가 출범했는데 민간 참여가 너무 제한돼 제도 활성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고향세를 조기 정착하려면 지역과 답례품을 전문으로 알리는 홍보 전용 플랫폼이라도 하루속히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미야자키(일본)=김기홍 본사 농업농촌연구센터 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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