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다른 고향사랑 기부금 서부산 ‘후끈’ 동부산 ‘쌀쌀’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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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1년 지역별 기부 편차 심해
1000만 원 갓 넘긴 지자체부터
유일하게 1억 넘긴 사상구까지
강서구 대저토마토 이색 답례품
사상구 홈피에 명예의전당 홍보
답례품·홍보 전략서도 큰 차이

부산 사상구청이 올 1월 진행한 고향사랑기부제 동참 독려 퍼포먼스. 사상구청 제공 부산 사상구청이 올 1월 진행한 고향사랑기부제 동참 독려 퍼포먼스. 사상구청 제공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한 ‘고향사랑 기부제’가 시행 1년이 다가오면서 부산 지역 지자체 간 기부 편차가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이 많은 지역과 달리 대도시에서는 고향사랑 기부제 동참이 그리 활발하지 못한데 그마저도 부산에서는 지역에 따라 기부 금액 편차가 커지는 현상을 겪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지역 특산물을 적극 발굴해 제작한 지자체는 함박웃음을 짓는 반면 그렇지 못한 지자체는 울상을 짓고 있다. 기부 참여가 저조한 지자체는 제도 홍보와 답례품 선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16개 구·군별 고향사랑 기부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했다. 부산 사상구의 경우 이날까지 누적액이 1억 원을 돌파한 반면 제일 적게 기부금이 모인 지자체의 경우 1000만 원을 겨우 넘긴 수준이다.

사하구·북구·사상구·강서구 등 서부산 지자체의 고향사랑 기부 누적금액이 타 지자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이 눈길을 끌었다. 사상구의 경우 부산 지자체 중에서 유일하게 누적 기부액이 1억 원을 돌파했다. 강서구도 16개 구·군 중 누적 기부액으로 상위권을 기록했다.

종합정보시스템 ‘고향사랑e음’. 사상구청 홈페이지 캡쳐 종합정보시스템 ‘고향사랑e음’. 사상구청 홈페이지 캡쳐

반면 기장군과 남구를 제외한 동부산(해운대구·수영구·기장군)과 중부산(부산진구·남구·연제구·동래구·금정구) 지자체는 누적 기부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인구가 적은 원도심(중구·동구·서구·영도구)보다도 기부액 합산이 낮다. 특히 수영구나 해운대구의 경우 지자체 규모에 비해 예상보다 기부액이 모이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자체별 모금액 격차가 큰 만큼 답례품 발굴과 홍보, 타 지자체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 등 제도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서구의 경우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은 대저토마토와 낙동강 하류에서 재배한 쌀을 답례품으로 내세워 적극적인 기부를 유도했다. 대저토마토의 경우 현재 일시 품절 상태일 정도로 기부자들의 관심이 높다.

남구는 바다를 활용한 다이아몬드베이 요트투어 티켓, 기장군은 특산물인 미역과 특산주 등을 대표 상품으로 선보이며 흥행을 이끌었다. 반면 일부 지자체는 커피나 디저트 종류 등 다소 뻔한 품목만 답례품으로 선정하면서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지 못했다.

지자체들은 홍보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부산 지자체 중 누적 기부액이 1위인 사상구는 다른 지자체보다 홍보에 적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상구 답례품은 한우나 신발 교환권 등 타 지자체와 비교했을 때 이색적이진 않다. 그러나 지자체 홈페이지에 명예의 전당을 만들어 500만 원 고액 기부자들의 명단을 올리는 등 기부자와 상호 교류를 지속했다. 고향사랑 기부제 활성화를 위해 직원들이 홍보 캠페인도 꾸준히 진행했다.

시 관계자는 “현행 고향사랑 기부제는 정해진 매체를 통해서만 홍보할 수밖에 없어 제약이 많다. 일부 지자체는 홍보 방법에서 애를 먹고 있을 것”이라며 “기부 누적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자체도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고향사랑 기부제는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을 살리고 지방재정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올해부터 시행됐다.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고향이나 타 지자체에 연간 500만 원 한도 내로 기부하면 세액공제 혜택과 기부액의 30% 이내의 답례품을 받는 제도이다.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특별시나 광역시·도 같은 광역자치단체도 기부 대상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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