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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잔치에 벌초까지…'향수' 덧입는 고향사랑 답례품

송고시간2023-07-1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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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더 많은 관심을 끌고자 마을잔치를 열어주거나 벌초 대행을 하는 '기부자가 직접 받지 않는 답례품'까지 등장하는가 하면 기부자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명예의 전당'을 개설하는 지방자치단체도 늘고 있다.

전국 지자체들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기부자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이색 상품을 답례품 목록에 올리고 있다.

충북 옥천군은 최근 고향사랑기부 뒤 받는 답례품으로 마을잔치 등을 베풀 수 있는 이색 상품을 내놔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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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답례품에 '명예의 전당' 개설까지 홍보 경쟁 치열

인재 양성·노동자 주택 등 기부금 활용처 찾기도 분주

(전국종합=연합뉴스)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할 해법의 하나로 도입된 고향사랑기부제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더 많은 관심을 끌고자 마을잔치를 열어주거나 벌초 대행을 하는 '기부자가 직접 받지 않는 답례품'까지 등장하는가 하면 기부자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명예의 전당'을 개설하는 지방자치단체도 늘고 있다.

또 제도가 정착 단계에 접어들면서 기부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과제로 떠올랐다.

세종시 고향사랑기부자와 세종시청 테니스팀 선수들
세종시 고향사랑기부자와 세종시청 테니스팀 선수들

[세종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눈길 끌어야" 고향색 입은 이색 답례품도 등장

전국 지자체들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기부자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이색 상품을 답례품 목록에 올리고 있다.

충북 옥천군은 최근 고향사랑기부 뒤 받는 답례품으로 마을잔치 등을 베풀 수 있는 이색 상품을 내놔 눈길을 끈다.

이 상품은 고액 기부자가 자신에게 돌아올 답례품(기부금의 30%)을 다시 기부하는 것으로 기부자가 받지 않는 답례품인 셈이다.

예를 들어 500만원을 기부할 경우 받게 되는 150만원의 답례포인트로 고향마을(대상마을 지정 가능)에 문화공연 등 동네잔치를 베풀거나 노인 돌봄, 청소용역 등을 제공할 수 있다.

여수시, 장흥군, 장성군, 순천시, 화순군, 완도군, 고흥군 등 전남 여러 지자체는 '안전'을 선물하는 상품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답례품으로 화재안전시설 3종(소화기, 화재알림경보기, 가스타이머 콕)을 선택한 후 고향에 거주하는 부모 가정 등 배송 희망지를 선택하면 소방관이 해당 가구에 제품을 전달하면서 안전점검과 화재 예방교육 서비스도 제공한다.

충북 괴산군과 증평군, 충남 천안시, 세종시, 전북 부안군, 전남 고흥군과 장성군 등이 제공하는 벌초대행 서비스는 재기부 답례품 성격은 아니지만 조상 묘소를 찾을 때 친지들과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라는 점에서 인기가 좋다.

세종시가 제공하는 '시청 테니스팀과 함께하는 테니스 강습권'도 이색 답례품으로 꼽힌다.

국가대표급 선수가 포진한 세종시청 테니스팀의 테니스 강습은 세종시에 20만원 이상 고향사랑기부금을 낸 인사가 선택할 수 있는 상품으로, 그동안 6명의 출향인사가 강습을 받았다.

경기 안성시는 2017년 한 방송에 출연해 '중학생 농부'로 이름을 알린 한태웅 씨가 재배한 쌀 '태웅미'를 답례품으로 준다.

한 씨는 고향사랑기부제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한 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태웅이네'에 올린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영상은 업로드 3일 만에 5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한 바 있다.

지역 관광상품과 연계한 체험형 답례품도 많다.

대한불교 천태종 본산인 구인사가 있는 충북 단양군은 이 사찰 템플스테이 할인권을 제공한다.

충남 부여군은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끄는 백마강 열기구 체험권과 부여서울농장 숙박체험권, 가림성 사랑나무 감성소풍 체험권 등을 답례품으로 내놓아 출향인사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남 목포시는 지난달부터 제주도 승선 할인권을 답례품에 추가했다.

경남 합천군 고향사랑기부제 명예의 전당
경남 합천군 고향사랑기부제 명예의 전당

[합천군청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너도나도 '명예의 전당' 개설…홍보 경쟁 치열

고향사랑기부제를 둘러싼 지자체 간 홍보 경쟁은 답례품에서 그치지 않는다.

기부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기부문화 확산을 유도하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경남 고성군과 합천군, 경북 고령군, 전남 함평군과 구례군, 부산 사상구 등은 기부자에 대한 예우와 감사, 기억을 위해 '온라인 명예의 전당'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고령군의 경우 군청사 로비에도 기부자 명예의 전당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시는 기부자들의 이름을 광주 예술의전당 좌석에 새겼다.

10만원 이상 기부자가 본인 또는 가족, 연인, 친구 등의 이름과 희망하는 문구를 10자 이내로 대극장 좌석에 새기는 것이다.

해남군은 청사 벽면에 고향사랑기부금 기부자들의 이름을 새겨 명예의 전당을 조성했다. 헌액 대상은 누적 기탁액 500만원 이상의 개인 및 단체이다.

강원 춘천시는 고향사랑기부제 상표 이미지를 활용해 기부 문화를 확산하고 다양한 분야에 대표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상표 이미지(BI)를 만들었다.

춘천의 자음인 'ㅊㅊ'과 사랑 모양을 결합한 형태다.

사람이 연상되는 'ㅊ' 모양을 형상화해 기부자와 지역 답례품 생산자가 고향사랑기부제로 서로 이어져 동행하는 느낌을 표현했다고 춘천시는 설명했다.

춘천시는 앞으로 고향사랑기부제 상표 이미지를 포스터와 현수막 등 새로 만드는 각종 홍보물과 답례품 포장 봉투와 테이프에 활용할 방침이다.

전남 해남군은 고향사랑기부제와 고구마의 첫 글자를 딴 '고고송'을 제작해 행정 전화 통화연결음으로 지정하고 각종 축제, 행사, 공연, 농산물 판촉 행사 등에 활용해 홍보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고향사랑기부금으로 시설 개선에 나설 광주극장
고향사랑기부금으로 시설 개선에 나설 광주극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뜻깊은 곳에 써야" 기부금 활용방안 찾기 분주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지금까지 모금한 기부금 활용 방안을 찾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광주 동구는 기부금을 광주극장 보존과 발달장애인야구단 지원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일제 식민 지배 시절인 1935년 10월 조선인 최선진 선생이 세운 광주극장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이다.

동구는 이 극장이 갖는 역사·인문적 가치를 고려해 기부금으로 노후한 영사기와 조명 등 시스템, 좌석, 건물을 보수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사업으로 발달 장애인 야구단인 ET(East Tigers) 야구단 지원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ET 야구단은 2016년 전국 최초로 만들어진 발달장애인 야구동아리로 이곳을 포함해 현재 전국에서 2개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전북 남원시는 기부금을 지역의 인재 양성과 문화유산 복원에 쓰기로 했다.

인재 양성 분야에는 중학생에게 해외 연수 체험 기회를 주는 '미래 인재 글로벌 해외 영어캠프'와 학생들의 진로 체험 축제인 '네 꿈을 펼쳐봐' 사업이 포함됐다.

문화유산 복원은 남원성 북문과 읍성 터를 대상으로 한다.

이들 사업은 대국민 공모 등을 통해 선정됐으며 이르면 내년에 시작된다.

울산 동구는 청년 노동자 공공주택 조성사업, 남구는 저출산 극복 사업에 기부금을 활용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제1호 기금사업으로 '해변보멍 줍깅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해변보멍 줍깅'은 '해변을 보며 줍는다"는 뜻으로 자원봉사자, 관광객, 도민이 제주 해안변을 걸으며 해양 쓰레기를 치우는 플로깅 사업이다. 이 사업에는 기부금 1억원이 쓰인다.

제주도는 이 사업으로 남방큰돌고래 등 해양생물을 보호하고 청정한 제주 바다를 지키는 분위기가 확산할 것으로 기대한다.

제주도는 이달 31일까지 '고향사랑 기금사업 아이디어'도 공모한다.

이번 공모는 전국 각지의 국민들이 제주에 기부한 고향사랑기부금을 도민의 복지증진 등 필요한 분야에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지역주민과 기부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기금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공모전을 통해 제주에 걸맞은 참신하고 특색 있는 아이디어가 발굴될 수 있도록 전 국민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고성식 김동민 김소연 김용민 노승혁 박성제 신민재 이상학 장덕종 장지현 전창해 최영수 최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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