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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제’ 최초 제안한 양성빈 전 전북도의원

입력 : 2021-09-30 01:00:00 수정 : 2021-09-29 20: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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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빈(56) 전 전북도의원이 2016년 3월 전북도의회에서 발의한 ‘고향기부제 도입 촉구 건의안’에 대해 설명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인구가 적고 재정력이 취약한 지방의 소멸을 막고 농업 농촌을 살릴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이 되길 기대합니다.”

 

양성빈(56) 전 전북도의원은 지난 28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안’이 여야 국회의원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된 데 대해 “그동안 노력이 헛되지 않아 매우 기쁘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향사랑 기부금법은 자신의 주소지 이외의 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 혜택과 함께 지역 특산품 등을 답례품으로 받는 내용이 골자로,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활성화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기회이자 지역 특산물 판매를 촉진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현행 기부금법은 지자체 등의 기부금 모집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만성적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자체들이 환영하고 있다.

 

고향사랑 기부금법이 통과되자 양 전 의원에 대해 각지 지방자치단체장과 중앙 정계인사는 물론 지역 활동가, 주민 등의 축하와 격려가 쇄도하고 있다. 양 의원이 주목받는 이유는 도의원으로 활동하던 5년 전 전국 최초로 ‘고향기부제’를 제안하고 입법을 위해 앞장섰기 때문이다.  

 

양 전 의원은 2015년 자신의 지역구인 전북 장수군의 재정자립도가 13.33%(개편 후 5.92%) 수준에 그쳐 지역소멸 위기에 처하자 지역 활성화를 위한 활로를 찾고자 고심을 거듭하다 일본의 ‘고향납세’ 제도에 관심을 가졌다. 의원이 되기 전 일본에서 4년 이상을 거주하면서 사업과 공부를 한 덕분에 일본어에 능통하고 현지 법과 사회제도를 잘 알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지 자료를 면밀히 분석하고 설문조사를 하면서 이를 국내 현실에 맞는 제도로 재설계를 해 2016년 3월 전북도의회에서 ‘고향기부제 도입 촉구 건의안’을 공식 발의했다. 고향기부제라는 명칭도 일본과 같이 세금으로 명명할 경우 자칫 과세로 인식할 것을 우려해 붙힌 이름이다. 이 건의안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관련 정부 부처에 송부돼 ‘고향기부제’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이어 고향기부제 확산을 위해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여야 후보들을 찾아다니며 이를 공약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20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다수 발의됐다. 특히 2017년에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이뤄진 ‘청년들과의 간담회’에서 고향기부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해 대선 공약으로 채택됐다. 이는 문 대통령 당선 이후 100대 국정과제와 지방분권 로드맵 30대 과제에 각각 포함돼 법제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법안은 20대 국회에서 논의가 길어지면서 임기  만료 폐기됐다. 그 사이 양 전 의원은 장수군수 선거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셨다.

 

양 전 의원은 평소 교분이 깊었던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조직을 기반으로 고향기부제 전도사로서 역할을 지속해서 수행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21대 국회에서 빛을 발했다.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을 지낸 한병도 의원을 비롯한 다섯 명의 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했다.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는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며 전국에 현수막을 내걸고 입법에 박차를 가하도록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양 전 의원은 자신의 연구 자료와 기부제 도입 시 기대 효과 등을 공유하는 등 고향사랑기부금법의 산파 노릇을 톡톡히 했다.

 

양 전 의원은 향후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으로 확보되는 재원이 전시성 사업이 아닌 지역 활성화를 위한 초석이 될 수 있도록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답례품 제공 범위를 늘려 지역 농특산물 판매 촉진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과 청년 유입·정착을 위한 ‘청년기본소득’ 지급 및 ‘청년경험충전소’ 운영, 마을 자치역량 강화와 자립 발전을 위해 주민(마을) 참여예산으로 사용하는 방안 등이다.

 

그는 또 이와 관련한 아이디어로 ‘고향사랑 챌린지’를 제안했다. 지역 농특산물을 먹고 마시며, 고향을 홍보하는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공유하고, 지인들을 지명하는 릴레이 캠페인을 벌여 전국적으로 고향사랑을 확산하자는 내용이다.

 

소식을 접한 송하진 전북지사와 한병도 의원, 20대 국회에서 공약으로 채택하고 법안을 발의한 안호영 국회의원, 지자체장과 지방의원 등 많이 이들이 캠페인 동참을 희망했다.

 

양 전 의원은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힘을 보태고 기부금이 지역 활성화의 실질적인 밑거름이 되도록 추가적인 제도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 전 의원은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장수군수로 출마했다 고배를 마셨으며, 현재 전북대 혁신교육개발원 객원교수와 더불어민주당 청년정책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내년 선거에 재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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